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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맨 프럼 어스 (2007) - 14,000년을 살아온 인간, 그의 이야기는 진실인가 거짓인가?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개요: 드라마, SF / 미국 / 87분

고대시대부터 살아온 한 사람. 그의 이야기는 진실인가? 거짓인가?

나이를 먹지 않는 동안 외모와 박학다식함으로 뭇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존 올드맨. 그는 10년 동안 교수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임하며 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돌연 마을을 떠나려 하고, 동료들은 그와 보내는 마지막 밤을 위해 따뜻한 환송회를 준비한다. 친구들이  참석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가득한 순간 존 올드맨은 갑작스레 폭탄선언을 한다. 자신이 무려 만 사천년을 살아온 불사의 존재라는 것. 분야별 전문가들인 동료 교수들은 그가 하는 이야기의 허점을 집어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빈틈이 없는 그의 이야기는 의혹을 키우기만 한다.

 

 

14,000년을 살아온 인간의 이야기. 맨프럼어스

 

뱀파이어, 좀비 등 판타지 속 불멸의 존재는 있어왔지만 죽지 않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드물었다. 고대 시대부터 거슬러 오는 장대한 스토리는 역사책에서 읽은 내용을 듣는 듯 미묘한 감정과 호기심 가득한 기대를 갖게 한다.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각 분야별 고수들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인류가 등장한 무렵부터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진술과 반박이라는 틀과 함께 원초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과연 그는 불사(不死)의 존재인가?

 

각 분야의 석학들이 모여 존의 입만 쳐다보는 상황. 혹시나 그의 이야기에 허점이 있지 않을까 초집중해서 지켜본다. 마치 덫을 놓고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사냥꾼의 느낌마저 들 지경이다. 하지만 박학다식한 걸로 따지면 주인공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 빈틈 없는 그의 말에 무리해서 달려드는 교수들은 오히려 망신을 당하기만 한다.

 

 

허풍과 진실의 경계.

 

흔하디 흔한 CG하나 없고 액션이라고 해 봐야 그저 몸을 부대끼는 수준이지만 영화가 끌어당기는 힘은 꽤나 남다른 면이 있다. 흔히 주변의 친구들 중 말빨 센 이들이 하나 쯤 있기 마련인데, 재미나게 말을 이어가는 친구들의 특징을 보면 거짓말을 적절히 섞는다는 점이다. 그럴 듯한 거짓에 유머스러움을 담은 그들의 이야기는 듣고 있다 보면 몇 시간이 흐르는 것은 금방일 때가 많다. 이 영화 또한 이야기가 갖는 매력을 최대한 펼쳐보이며 보는 이들의 관심을 마구 끌어당긴다.

 

 

콜럼버스와 항해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책 한 권을 통째로 읽는 듯한 이야기는 주인공의 언변과 맞물려 놀라움과 기대감을 자아낸다. 허풍 중에서도 아주 센 허풍 쯤으로 여기던 동료 교수들이 결국엔 주인공의 정신 상태를 걱정하기에 이를 정도로 존의 과거사는 그 끝을 알 수 없다. 정신과 의사가 등장하고 심지어 누구나 알 법한 역사 속 중요 인물이었다는 주인공의 주장은 믿기 힘들면서도 은근히 빠지게 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거부감에서 출발해 호기심, 기대감, 부정 등 짧은 순간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하는 캐릭터 연기와 후반부로 가면서 느껴지는 고요한 분위기는 진실과 거짓 여부를 떠나 이야기 자체의 매력에 오롯이 빠져들게 한다.

 

 

과연 주인공은 만 사천년을 살아온 불멸의 인간일까?

 

 

장점: 다채로운 감정 변화와 이야기의 매력
단점: 제한된 공간에서 연출되는 단조로운 영상

별점: ★★★★☆

맨프롬어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