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 쯤 상상해 봤을 법한 절대 능력 순간 이동. 만약에라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흥미로운 상상은 과연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할까라는 생각을 품게 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할 것 같다. 영화는 그 기대에 부응하듯 능력을 습득하게 된 주인공이 은행을 터는 장면을 보여준다. 사건은 해결되지 않는 미궁으로 남고 주인공은 덕분에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전세계를 자유로이 여행하는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한다.
오래도록 행복할 것만 같던 데이빗의 삶에 위기가 닥친 것은 점퍼들을 사냥하는 팔라딘의 등장. 영화는 점퍼 vs 팔라딘의 대결 구도를 통해 쫓고 쫓기는 스릴을 만끽하게 한다. 또한 남녀 주인공 간의 로맨스를 양념으로 활용하며 긴장과 이완을 조절한다.
액션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더그 라이만이 연출한 '점퍼'. 화려하고 거친 액션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본 시리즈를 기획하였고, 브래드 피트 부부 주연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최근에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선보이며 그 동안 액션 영화를 통해 쌓았던 경험과 노하우를 보여 주기도 했다. 이처럼 액션 특유의 매력을 살리는 데 그 능력을 발휘하는 라이만 감독이 제작한 '점퍼'는 그의 매끈한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중 하나다.
순간 이동이란 특수 소재를 활용한 액션물 답게 영화는 화려한 CG가 가미된 장면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강 아래에 빠진 주인공이 도서관으로 순간 이동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적절한 CG는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영화는 순간 이동 소재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최대한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야경이 아름다운 메트로폴리탄의 빛나는 경관과 웅장함을 자랑하는 고대 건축물 등이 다채롭게 화면을 수 놓는다. 이렇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이야기에 더해 관광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한다.
이처럼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점퍼가 가진 약점은 분명하다. 수많은 영화에서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는 배우들의 연기다. 잘생긴 외모의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미모의 여배우 레이첼 빌슨이 펼치는 상황극은 이따금씩 극의 몰입을 힘들게 할 정도로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 뭔가 자신들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 스릴러 작품에 다수 출연했던 사무엘 잭슨조차 그 무게감이 너무 커 보이는 듯했다. 오히려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어린 배우들이 더욱 자연스러워 보일 정도로 주요 배우들의 연기가 서로 엇갈리는 약점을 보인다.
더그 라이만 감독의 색채 때문인지 영화는 전체적으로 액션에 몰두하는 느낌이다. 흔히 약방의 감초처럼 활용되는 남녀 간의 로맨스를 극중에 삽입했지만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따로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일부 아쉬운 점들을 달래는 것은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카메오로 잠깐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이 이 영화의 백미로 느껴질 만큼, 점퍼는 허술한 점이 많이 보인다.
소재의 장점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 허술한 연출이 아쉬운 영화 '점퍼'.
단점: 제 몫을 다하지 못한 배우들과 허술한 시나리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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