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뚜르 드 프랑스' 의 프로모션 차량 운전을 부탁받고 이를 승낙한다. 하지만 가족여행을 코앞에 두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분노하며 집을 나가 버리고. 프랑수아는 떠나는 아내를 잡으려다 프로모션 행사를 엉망으로 만들어 해고까지 당하게 된다. 절망감에 휩쌓인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하는데.
뚜르드 프랑스 (Ie Tour de France) : 1903년 창설된 프랑스 사이클 대회로 매년 여름 약 20여일 간 프랑스와 인근 국가를 일주한다. 워낙 장기 레이스인데다 강철 체력을 요해 지옥의 레이스로 악명 높다.
사이클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는 커녕 본전도 못 찾을 것이 뻔한 황당한 도전기.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현실이라는 장벽에 파묻혀 사는 수많은 사람들. 중년에 접어들어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이 도전으로 보이기 보다는 무모하기 그지 없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결말에 제한이 없는 영화가 가지는 특징답게 극중 주인공은 늦바람에 밤새는 줄 모르듯이 열심히 페달만 밟을 뿐이다.
페달을 밟고 또 밟지만 생각과 달리 말을 듣지 않는 신체와 사이클 고장으로 어마어마한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끼는 주인공. 한 때의 꿈은 접어두고 이대로 물러서야 하는 것일까?
자전거를 끌고 허탈하게 걸어가던 주인공은 대회에 참가 중인 딸을 서포트하며 캠핑카를 끌고 가는 보정 가족을 만난다. 어설픈 모습의 중년 남자를 보고 따뜻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자신조차 의미 없는 도전이라 스스로를 질책하던 그는 낯선 사람들이 베푸는 애정에 대회 참가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긴다.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정말 허황된 도전인지는 차후에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하는 남자의 다짐은 대회라는 좁은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의 레이스라는 기나긴 여정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마음가짐을 일러준다.
프랑스 전역을 일주하는 대회 특성에 맞게 영화는 주인공의 레이스를 중심으로 드러나는 자연 경관을 꾸밈 없이 펼쳐보인다. 녹색빛의 나무들과 높고 푸른 하늘, 해변과 들판의 풍경 등 그야말로 프랑스 해안을 드라이빙 하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은 영화의 백미 중의 백미. 스크린을 통해 만끽할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는 주인공의 어처구니 없는 도전은 둘째 치고 영화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코미디 장르에 걸맞게 중간 중간 웃음 포인트를 드러내며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뚜르 드 프랑스. 간혹 프랑스식 유머가 직접 와닿지 않는 면이 있지만 내용이 가지는 무거움과 유머가 만들어내는 가벼움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매끄러운 영상을 만들어낸다.
프랑스의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좌충우돌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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