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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익스트랙티드 (Extracted, 2012) - 기억이라는 감옥에 갇힌 한 남자

 

 

익스트랙티드 (Extracted, 2012)

개요: 드라마, SF / 미국 / 85분

기억이라는 감옥에 갇힌 한 남자!

아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남자 톰(샤샤 로이즈). 사람의 기억 속에 들어가는 특수 장비를 개발하는 천재 과학과인 그는 어느 날 자신의 매니저로부터 정부 인사들이 관련된 커다란 건수를 소개받는다. 윤리와 투자금 사이에 갈등하던 톰은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은 미완의 제품이지만 투자자의 재촉에 급히 시연회를 열게 되고. 대상은 살인 혐의로 수감 중인 앤서니(도미닉 보가트)라는 범죄자였다.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을 확인한 톰은 이내 기억에서 빠져 나오려 하지만 알 수 없는 오류에 의해 앤서니의 기억 속에 갇혀 버린다.

  

 

영화는 '메멘토', '더 기버' 등 기억을 다루는 많은 작품들처럼 '익스트렉티드' 역시 소재가 갖고 있는 궁금증과 흥미가 대단하다. 그 중에서도 나비효과3와 비슷한 점이 많은 편이다. 시간 이동을 통해 원하는 시점을 자유 자재로 움직이는 나비효과와 달리 익스트랙티드는 특수 장비를 이용한 연결을 통해 상대방의 기억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꿈, 기억, 시간 이동 등 주제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강점을 지닌 테마. 영화는 수많은 영화들의 장점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세련된 연출과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살해한 도입부 범죄 혐의의 상대방의 기억에 접속하는 장면은 언뜻 '인셉션'에서 꿈을 공유하는 장비가 생각나게 하고, 남자의 기억에 갇혀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은 '소스 코드'에서 동일한 상황이 반복 전개되는 시나리오가 떠오른다. 많은 영화에서 재료를 따온 듯한 약점을 가지면서도 결코 식상하지 않은 것은 비교적 구성과 연출이 매끈하기 때문이다.

 

 

특정인의 기억에 갇혀 당사자의 과거를 되돌려 본다는 설정은 얼핏 흥미로울 것 같기도 하지만 막상 수년 간 같은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느끼는 그러한 허탈감과 상실감을 오롯이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다른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은 익스트랙티드만의 강점은 바로 한 남자의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 그의 인격을 완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추적에 추적을 거듭하며 남자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주인공. 톰은 지옥 같은 공간에서조차 희망을 잃지 않고 조그마한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한 남자의 과거로의 여행. 감옥 아닌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톰의 눈물 겨운 노력에 나도 모르는 사이 앤서니의 기억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장점: 영원한 테마, 기억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구성 
단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과 흐름

별점: ★★★★

<익스트렉티드 국내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