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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렛미인 (2010) - 빛과 어둠의 공존! 클로버필드(2008)의 맷 리브스 감독, 클로이 모레츠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렛미인 (Let Me In, 2010)

 

개요: 드라마, 판타지, 공포, 멜로, 스릴러 / 영국, 미국 / 116

 

뱀파이어와의 사랑을 꿈꾸는 소년!

 

 

뱀파이어 소녀와 인간 소년의 사랑을 그리는 렛미인은 2008년 토마스 알프레드슨이 연출한 스웨덴 영화 Let The Right One In (2008)의 리메이크작이다. 사실 두 영화의 원작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가 쓴 동명의 소설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뱀파이어의 투쟁과 주변인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호러, 미스터리, 블랙코미디, 퀴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놓은 소설과 달리 영화는 원작의 뼈대를 토대로 소년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사랑의 양면성에 집중한다.

 

 

할리우드판 리메이크작 렛미인을 담당한 감독은 맷 리브스로 괴수 소재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 클로버필드(2008)를 통해 매끄러운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으며 최근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으로 또 한 번 자신을 재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 렛미인은 뱀파이어 소년과 평범한 소녀의 사랑을 그린 트와일라잇(2008)을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었다는 점 외에는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 두 하이틴 스타가 등장해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오락 영화의 성격을 띠는 트와일라잇과 달리 렛미인은 언뜻 예술영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이 이 영화를 독특하게 느끼게 하는 것일까?

 

 

엄마와 단둘이 사는 10대 초반의 소년 오웬(코디 스밋 맥피). 별거 중인 아빠와 전화로 싸움하는 엄마의 모습은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아픔이다. 게다가 미소녀와 같이 예쁘장한 외모를 지닌 오웬은 교내 불량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고통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집 근처에 이사 온 애비(클로이 모레츠)를 만나는 오웬. 눈이 수북이 쌓인 추운 겨울날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서 있는 애비를 본 이후 오웬은 왠지 모를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의 감정, 오웬과 애비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긴 여행을 떠난다.

 

 

아직 청소년이라 부르기에도 어린 모습의 아이들. 앳된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는 애비의 정체는 뱀파이어다. 인간과 달리 영생을 이어가는 뱀파이어의 특성상 겉으로는 한없이 여린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실제 몇 백 년을 살아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무서운 존재다.

 

 

추운 겨울 눈 덮인 길을 맨발로 걸어 다니는 애비에게 애처로움을 느끼는 오웬. 흔히 갖고 노는 루빅스 큐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카라멜을 먹고는 토해버리는 애비를 곁에서 지켜보는 오웬은 자신도 모르게 묘한 감정이 솟구침을 느낀다. 갑작스럽게 다가왔지만 그에 비례해 감정의 깊이도 훨씬 커져버린 사랑.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은 어느새 소년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행동에 소년은 애비에 대한 감정이 무엇으로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벅차오름을 느낀다. 함께 사는 엄마를 내버려 둔 채 그리고 늙어버린 토마스(리차드 젠킨스)의 비애를 보면서도 굳건히 소녀를 택한 선택은 오웬의 감정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동네 한 켠 우뚝 커니 솟은 나무에 연신 잭나이프를 꽂으며 위협을 가하는 소년. 첫 만남에서 오웬은 애비(클로이 모레츠)에게 묻는다.

 

오웬: 이사왔지?

애비: 어떻게 알아?

오웬: 옆집에 살거든.

 

애비가 이사오는 모습을 몰래 훔쳐본 오웬은 옆집에 산다는 어설픈 변명을 해보지만 수백 년을 살아온 애비는 금새 자신에 대한 소년의 관심을 눈치챈다. 하지만 우린 친구가 못 돼라며 선을 긋는데.

 

 

홀로 있는 소년에게 다가가 맨발을 보여주며 연민의 감정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애비(클로이 모레츠). 오웬의 주변을 맴도는 애비의 행동은 늙고 힘에 겨운 토마스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시도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한 편으로는 토마스의 경우와 같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이성을 이끌만큼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게다가 한없이 여려 보이는 외모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며 자신의 강인함을 어렴풋이 내보이는 애비는 소년의 나약함을 보완해줄 수 있음을 넌지시 알린다. 흔히 자신과 반대되는 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상황에 비추어 보자면 애비는 소년에게 있어 더없이 완벽한 존재였다.

 

 

자신의 나약함에도 애비를 도우려는 마음이 더 컸던 오웬. 마지막 기차칸에 앉은 순간, 그가 느꼈을 행복감의 크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이다. 비록 애비가 그저 피를 구해다 줄 조력자를 구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장점: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단점: 잔혹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별점: ★★★★

 

렛미인 (Let Me In, 2010)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