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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역린 (2014) - 현빈 주연, 조선시대 정조를 둘러싼 암살 음모

 

 

역린 (The Fatal Encounter, 2014)

 

개요: 드라마 / 한국 / 135분

 

정조의 숨통을 죄여 오는 숨막히는 마지막 순간!

 

현빈의 조각난 등근육으로 인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 '
역린'. 정재영, 조재현, 한지민, 조정석 등 등장인물의 면면이 화려하다.


조선의 제22대 왕이었던 정조를 둘러싼 암투를 소재로 해 흥미가 배가 되었던 '역린'은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역린(逆鱗) - 거스를 역, 비늘 린.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이란 뜻으로 군주의 약점 또는 노여움을 일컫는 말이다. 극중 정조의 약점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762년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며 자란 정조. 어린 시절부터 군주를 위한 체계적인 학문을 두루 섭렵하였지만 영조의 죽음 이후 반대파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즉위한 정조와 그의 아비를 죽음으로 몰고 그 아들까지 제거하려는 반대 세력 간의 충돌을 그린 '역린'. 영화는 조선 시대 가장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중 하나인 정조를 둘러싼 암투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자연스레 큰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정조는 어렵사리 왕위에 오르며 한 마디를 남긴다.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아비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효장 세자의 아들로 입적이 되었던 정조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아픔을 적시하는 동시에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노론 세력과의 전면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노론 계열 인사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코자 정조를 암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역적과 혁명의 기로에 서게 된다.

 

 

실제 역사 속 이야기를 근거로 적절한 픽션을 가미함으로써 리얼리티와 극적 긴장감을 동시에 기대했던 '역린'. 영화는 암살을 목전에 둔 상황을 둘러싼 24시간의 주변 행적을 그림으로써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불안감과 촉박함을 그 중심으로 한다.



개봉 당시 이슈가 되었던 현빈의 뒤태에서 드러나듯 영화는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여럿 보인다. 남자 배우의 탄탄한 근육미를 전면에 앞세우고, 도입부 왕의 침전으로 굵직한 빗방울이 떨어지며 연출되는 장엄한 분위기. 그리고 자연스러운 분장과 매끈한 의상 등을 통해 줄곧 미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이어지지는 않는 느낌이다. '역린'은 시종 차분하면서도 절제된 분위기 탓에 가장 중요한 극적 긴장감을 놓친 모양새다. 등장 배우들은 역사 속 인물들의 면면을 드러내는데 한계를 보이고 극중 뒤섞여 나오는 일상적인 말투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상미에 집중한 나머지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간과한 듯한 느낌의 영화 '역린'.

 

장점: 역사 속 인물을 둘러싼 암투
단점: 개성을 잃어버린 인물과 연출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