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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

에너미 (2013) - 그을린 사랑 (2010) 드니 빌뇌브 감독, 제이크 질렌할 주연. 도플갱어 소재의 미스터리 영화

 

 

에너미 (Enemy, 2013)

 

개요: 스릴러, 미스터리 / 캐나다 / 90분


그를 만나고 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에너미 줄거리

 

아담(제이크 질렌할)은 안정적인 직장과 사랑스러운 여자 친구 메리(멜라니 로랑)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담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빌려온 DVD 영화 속에서 자신과 똑같이 닮은 엑스트라 배우를 발견한다. 놀라움과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던 아담은 마침내 그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는데.

 

 

  차분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전개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엑스트라 배우. 흡사 도플갱어를 연상시킬 만큼 완벽히 닮은 그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기이함을 느끼게 한다. 충격에 휩쌓인 주인공의 묘사와 또 다른 자신일지도 모르는 한 남자를 찾아가는 과정은 원초적인 궁금증을 이끌어낸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차분하며 장면의 호흡은 길고 변화는 최대한 절제한 느낌이다. 때문에 다소 루즈한 흐름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영화가 풍기는 분위기에 비해 이야기 자체가 주는 매력이 더욱 커 보인다.

 

 

  이야기 흐름 파악하기

 

영화는 도플갱어를 주제로 다양한 은유 기법을 활용한다. 극 초반 성인 클럽에 잠깐 등장하는 거미와 주인공의 분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위치한 쌍둥이 빌딩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소설 속에서 자주 마주하는 방식이기도 한 은유법은 영화 전반에 걸쳐 자리 잡고 있는데, 영화의 핵심인 거미에 대한 묘사는 은유라는 형식이 주는 상징성과 달리 영화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영화 속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거미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미>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그의 의도를 짚어낼 수 있는 여러 암시와 편집 기법들을 여러 차례 극중에 삽입해 놓았는데, 이는 영화를 반복해서 볼수록 그 정교함을 느끼게 한다.

 

 

  존재감 있는 배우 제이크 질렌할

 

앞선 영화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인지도를 끌어올린 제이크 질렌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액션, 스릴러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발산하는 그의 마력은 범상치 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제이크 질렌할은 이번 영화 <에너미>에서 역사학 교수이자 영화배우라는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의 흐름에 빠져들게 하는 호연을 펼쳤다.

 

 

자신의 분신을 마주한 한 남자의 혼란과 호기심. 그리고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욕망 등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절제된 호흡으로 표출하는 영화 속 그의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지성과 이성을 겸비한 교수가 자신과 꼭 닮은 남자와 역할을 바꾼 채 그의 아내 헬렌(사라 가돈)을 탐하는 장면은 숨겨져 있던 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적잖은 충격을 전한다. 이번 영화 역시 이야기에 매끄럽게 녹아드는 안정적인 연기로 그가 가진 개성과 흡입력을 한껏 드러낸 제이크 질렌할. 그는 해가 갈수록 주목받는 것을 뛰어넘어 점차 명품 배우의 반열에 오르는 듯하다.

 

 

장점: 은유와 상징을 활용한 세련된 연출.

단점: 다소 불친절한 마무리.

 

별점: ★★★☆

 

에너미 (Enemy, 2013)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