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나를 찾아줘 (2014) - 부부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 데이빗 핀처 감독,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Mr. Cobb 2014. 11. 25. 21:49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개요: 스릴러 / 미국 / 149분

 

갑작스러운 아내의 실종, 그녀에게 무슨 일이?

 

 

세븐(1995), 더 게임(1997), 파이트 클럽(1999)을 통해 국내외에 걸쳐 탄탄한 인지도를 구축한 감독 데이빗 핀처. 패닉 룸(2002)과 조디악(2007),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소셜 네트워크(2010) 등 그의 필모는 꽤나 굵직굵직한 영화들로 채워져 있다. 2013년 권력형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연출로 잠시 방송계로 외도를 했던 데이빗 핀처가 2014년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로 다시 찾아왔다. 북미에서 2주간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인터스텔라의 개봉과 맞물리며 급속히 흥행력을 잃고 말았지만 여전히 소수의 스크린을 차지하며 마지막 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보기 전 TV와 뉴스 매체 등에선 5년차 부부들이 꼭 봐야 할 영화, 무서우리만큼 섬뜩한 현실을 반영한 작품!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나를 찾아줘'가 '과연 어떤 영화일까?'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다수의 스릴러 작품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과 아르고(2012)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각종 수상 기록을 남기며 감독과 배우로서 재능을 펼쳐 보인 벤 애플렉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갖게 하는 영화 나를 찾아줘. 또한 이 영화에선 다수의 작품에서 주조연으로 등장했던 로자먼드 파이크가 주인공의 아내 에이미 역으로 등장한다. 많은 활동을 해왔음에도 오만과 편견(2005)과 007 시리즈의 본드 걸 등을 제외하자면 딱히 인상적인 작품이 없던 로자먼드 파이크가 비중 높은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는 점은 영화를 관람하는 또 하나의 흥미요소였다. 

 

 

주변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실종되고 경찰이 발견한 단서들로 닉은 하루아침에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더없이 행복해 보이던 닉과 에이미. 에이미는 동화책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으로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었고, 닉 또한 작가로 활동하며 안정적이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커플. 행복이라는 겉치레로 포장되어 있던 두 사람의 실제 부부생활은 사건 발생 이후 그 실체를 드러낸다. 처음의 애틋한 감정은 온데간데없이 점점 상대로부터 멀어져 가는 닉과 에이미. 금전적인 문제로 말썽을 빚게 되고 닉은 자신이 가르치던 어린 학생과 바람을 피우며 둘의 삶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앞서 소개했던 5년차 부부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구나 아름답게 시작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삐걱대기 시작하는 부부관계는 연애와 결혼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돈, 집안, 성격 등이 문제의 발단이 되어 결국 사랑이라는 결속력이 약해지고 서로의 관계가 악화되는 일련의 과정은 현재 함께 상영되고 있는 인터스텔라의 위대한 사랑의 힘과 묘하게 대비된다.

 

 

사랑의 힘이 강해지면 못해낼 것이 없을 정도로 무한대의 가능성을 갖게 하지만 반대로 그 사랑이라는 결속력이 얼마나 쉽게 흐트러지고 파괴될 수 있는 것인지를 지극히 현실적인 형태로 짚어 보여준다. 결국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동시에 사랑이라는 것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사랑이 가져다주는 빛과 어둠을 묘사하는 영화 나를 찾아줘.

 

 

기본적으로 드라마적인 소재와 주제를 다루는 이 영화는 사실 굉장히 포괄적인 장르를 융합한 작품이기도 하다. 내포된 이야기의 주제는 분명 드라마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스릴러적인 방식을 띄며 언뜻 국내 TV 방영물인 '사랑과 전쟁'에서 본 듯한 치정극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사건의 주변을 맴도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함께 이야기를 매듭짓는 최후의 결말은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많은 부부들의 실태를 꼬집으며 조롱하는 듯 블랙코미디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은 '파이트 클럽(1999)', '더 게임(1997)' 등의 전작을 통해 폭력과 인간 내면의 욕망,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조명해 특유의 메시지 전달력을 선보인 바 있다. 2014년 신작 '나를 찾아줘' 역시 5년차 부부를 소재로 관계의 변화 과정과 허울뿐인 삶을 뼈대로 삼아 자신의 특기인 폭력성을 풀어낸다. 전작 '더 게임(1997)'과 마찬가지로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야기 흐름과 다소 장황하고 여러 장르가 뒤섞인 듯한 전개 과정은 이야기의 조화와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불협화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세부적인 흐름과는 별개로 사랑과 관계를 소재로 한 이야기 구조와 아이러니한 결말은 영화가 끝난 후 더욱 묵직하게 다가와 긴 여운을 남긴다.

 

 

장점: 데이빗 핀처스러운 영화

단점: 지나친 과장과 작위적인 설정

 

별점: ★★★☆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