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그레이브 인카운터 (2011) - 핸드헬드 기법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 (파운드 푸티지)

Mr. Cobb 2014. 11. 19. 00:10

 

 

그레이브 인카운터 (Grave Encounters, 2011)

 

개요: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 캐나다 / 93

 

폐쇄된 병원을 찾은 촬영팀!

 

 

 경제 잡지 포브스(Forbes)가 2011-2012 최고의 공포 영화 10선에 뽑으며 화제를 모은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 캐나다 출신의 콜린 미나한과 스튜어트 오티즈로 구성된 비셔스 브라더스(The Vicious Brothers)팀이 처음으로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핸드헬드 기법을 활용한 파운드푸티지 장르에 해당한다. 발견된 영상(found footage)이라는 뜻의 파운드푸티지는 실재 기록이 담긴 영상을 누군가가 발견해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의 일종이다.

 

 

블레어 윗치(1999)를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파운드 푸티지는 흔히 공포영화의 하위 장르로 구분되며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REC(2007)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인 듯 포장하는 영리한 마케팅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했던 블레어 윗치(1999). 마녀와 관련된 전설을 조사하기 위해 외딴 숲을 찾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영화는 정말 실제로 착각할 법한 사실성과 현장감을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 CG를 배제한 채 실제 촬영된 영상만으로 영화를 구성한 것이 리얼리티를 살린 비결이었던 것. 

 

 

이후 제작된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REC에선 CG를 가미해 보다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클로버필드(2008)와 크로니클(2012)의 경우 보다 시각적인 화려함을 내세워 액션 영화 못지않은 박진감을 선사했다.

 

 

2011년 제작된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동명의 리얼 TV쇼 제작팀이 폐쇄된 콜링우드 정신병원을 찾아 초자연적인 현상을 촬영한다는 설정으로 언뜻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와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다. 총 4명의 촬영팀 랜스 프레스턴(숀 로저슨), 맷 화이트(주안 리딩거), 사샤 파커(애쉬리 그리즈코), 휴스턴 그레이(맥켄지 그레이)가 찾은 건물은 60년대까지 운영되었던 병원으로 호러물의 배경으로는 더없이 제격이다. 

 

 

정리가 미처 덜 된 듯 보이는 침대와 수술 도구들은 음산한 병원의 분위기와 어울려 왠지 모를 스산함을 느끼게 하고 해가 저문 후 찾아온 어둠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어쩌예전 TV 방송극 '전설의 고향'과 같이 고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 폐쇄된 병원은 공포를 유발하기에 알맞은 장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뻔한 배경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 자체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탄탄한 연출력이 절실한 영화이기도 했다. 

 

 

그레이브 인카운터를 연출한 비셔스 브라더스 팀의 멤버 콜린 미나한은 2014년 외계인 영화 엑스트러터레스트리얼을 통해 특유의 스피디한 전개를 선보여 또 한 번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비록 후반부에 이르러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듯한 결말이 아쉬운 작품이었지만 중반부까지 속도감 있는 연출력을 선보이며 본인만의 강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과연 어떤 흐름을 보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첫 장편 영화 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창의력이 눈에 띄는 작품은 아니지만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장점을 잘 살려낸 전반부는 꽤 만족스러운 편이다. 

 

 

파운드 푸티지의 가장 큰 특징인 1인칭 시점의 화면은 등장인물들 곁에 있는 듯 현장감을 느끼게 하고, 실제 제한된 공간 속에 갇힌 듯 불안감을 유발한다. 촬영팀이 폐쇄된 병동에 입장해 고정 카메라 설치를 마치고 샤(애쉬리 그리즈코)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경험하며 이야기 전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핸드헬드 기법 특유의 제한된 시야각을 지닌 카메라는 그것을 회전할 때마다 무언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고 매 순간 심장을 콩닥거리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페이크 다큐가 가진 장점을 100프로 활용하는 연출력은 비록 창의력은 떨어질지라도 응용력만큼은 인정받을만함을 입증한다.

 

 

다만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중반부까지의 흐름과 별개로 이후의 전개 방식에는 몇 가지 문제점을 보이기도 하는데. 우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유령이 지나치게 직접적인 형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소리만으로 공포를 유발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달리 그레이브 인카운터에 등장하는 유령은 너무나도 실체가 명확하다.

 

 

죽은 사람의 혼령이 곧 유령이라는 점에서 제멋대로 일그러지는 얼굴은 유령이라기보다는 악마에 가까운 모습이다. 더군다나 유령이 천장에 붙어있는 장면은 놀라움과는 별개로 마치 '콘스탄틴(2005)' 도입부에서 봤던 악령에 씐 인간에나 더욱 어울릴 법한 설정이었다. 이처럼 후반부에 들어 나타나는 무리한 설정과 전개 방식은 몰입감을 해치는 원인이 될 소지가 큰 위험 요인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공포 그 자체를 위해 판타지 혹은 SF영화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과도한 연출은 결코 일관성 있는 흐름이 아니다. 앞서 소개했던 '엑스트러터레스트리얼(2014)' 역시 산만한 결말이 영화의 완성도를 해친 대표적인 케이스. 콜린 미나한 감독의 첫 작품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공포라는 본연의 장점이 퇴색될 정도로 약점이 너무 확실한 영화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과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좋지만 전개와 마무리가 아쉬운 작품 '그레이브 인카운터'.

 

장점: 갑자기 튀어나오는 괴이한 유령들

단점: 과도한 묘사와 무리수를 두는 연출

 

별점: ★★★

 

그레이브 인카운터 (Grave Encounters, 2011)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