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미행 (1998) - 메멘토,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실험작

Mr. Cobb 2014. 11. 2. 08:10

 

 

미행 (Following, 1998)

 

개요: 범죄,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 영국 / 69분

 

미행을 즐기는 남자, 멘토를 만나다!

 

 

  미행 줄거리

 

인생의 무료함에 지친 한 남자. 재미 삼아 불특정 다수를 미행하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따라가며 자기만족을 느끼는 이상한 취미를 갖고 있지만 언뜻 위험해 보이는 행동에도 원칙은 있었다.

 

첫째 지나치게 오래 쫓지 않는다. 둘째 미행의 대상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 셋째 동일 대상을 두 번 미행하지 않는다.

 

한동안 자신만의 원칙에 따라 즐거움을 만끽하던 이 남자. 그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룰을 어기게 되고, 결국 심각한 문제에 빠져든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놀라운 실험작

 

'메멘토', '배트맨 시리즈', '인셉션' 등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할리우드 대표 감독으로 자리한 크리스토퍼 놀란. <미행>은 그가 연출한 첫 장편 영화로 데뷔작 치고는 상당히 준수한 면모를 보인다.

 

 

특수 요원을 연상시키는 '미행'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발해내는 연출력은 애초부터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정부 요원이나 범죄 집단에서 이루어질 것 같은 미행.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당사자의 직업이 백수라는 설정을 통해 캐릭터의 허점을 동시에 노출하는 구성은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을 만하다.

 

 

  메멘토의 기반이 된 영화

 

<미행>을 보면서 느낀 점은 감독의 다음 연출작이었던 <메멘토>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는 것이다. 마치 나란히 연결되는 듯한 모습의 두 영화는 흑백 화면, 주인공의 집착적인 성향, 이야기의 전반적인 구성 등 여러 면에서 꽤나 흡사한 편이다. 어쩌면 닮은 꼴 영화로도 볼 수 있는 두 작품.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인 <미행>을 통해 여러 실험을 바탕으로 얻은 결과를 차기작 <메멘토>에서 완벽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 보였던 문제점을 제거하고 긍정적인 장점들은 더욱 가다듬은 느낌. 그런 의미에서 두 작품이 갖는 유사성과 차이점은 초기 크리스토퍼 놀란이 지닌 감독으로서의 가능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배트맨 시리즈' 연출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흑백 화면과 단순한 동선 등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플롯의 구성과 편집을 활용해 부족한 점은 메꾸고 장점을 부각시킨 연출력은 역시 놀란이라는 찬사를 쏟아낼 만하다. 하지만 그 역시 데뷔작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교차 편집 과정이 유발하는 혼란과 다음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세련미는 부족한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도중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의 집에 그려진 배트맨 로고. 놀란 감독이 <메멘토>와 <인썸니아>에 힘입어 배트맨 시리즈의 리부트를 맡았었다는 점에서 그것은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다수의 영화를 통해 감독에 대한 환상이 심어진 지금 영화 속 배트맨 로고는 혹시 암시가 아니었을까 하는 재밌는 상상을 하게 된다.

 

 

장점: 플롯의 구성과 편집을 활용한 긴장감 있는 연출

단점: 교차 편집이 유발하는 혼란과 부족한 세련미

 

별점: ★★★☆